[🎬영화 리뷰] 리바이어던 (Левиафан : Leviathan, 2014)- 더 가디언 선정 21세기 100대 영화 30위
리바이어던: 무너진 정의 위에 세워진 신화
1. 프롤로그: 리바이어던의 눈 앞에서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의 《리바이어던》은 단순한 영화가 아니라, 러시아 현실을 압축한 거대한 알레고리입니다. ‘리바이어던’은 성서에 나오는 바다의 괴물이며, 토머스 홉스에게는 국가의 절대 권력을 의미하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는 그 리바이어던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작고 나약한 존재인지를 직시합니다.
2. 러시아의 바다, 폐허의 땅
영화는 러시아 북서부의 작은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합니다. 찬란했던 소련의 과거는 폐허로 남았고, 사람들은 무관심과 무기력 속에서 살아갑니다. 이곳의 풍경은 아름답지만, 그 안에 숨겨진 권력의 냉혹함은 시리도록 차갑습니다. 카메라는 마치 신의 시선처럼 인간과 풍경을 거리 두며 바라봅니다.
3. 권력과 교회의 야합, 인간의 말소
주인공 콜랴는 부패한 시장에게 자신의 땅을 빼앗기고, 정의를 호소하지만 법도, 종교도 그를 보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법은 권력의 도구가 되고, 교회는 침묵하거나 공모합니다. 영화 속 정교회 사제는 신의 이름으로 고난을 정당화하고, 시장은 성경의 구절을 이용해 폭력을 합리화합니다. 이로써 러시아 사회의 윤리적 기반이 무너졌음을 보여줍니다.
4. 콜랴의 몰락, 우리 모두의 이야기
콜랴는 가족을 잃고, 친구를 잃고, 결국 자유까지 빼앗깁니다. 그의 이야기는 비극이지만, 영화는 콜랴만의 이야기가 아님을 분명히 합니다. 이는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반복되는 시민의 패배와 구조적 부패에 대한 비유입니다. 즈비아긴체프는 냉소적이기보다 엄중하고 정직하게 이를 고발합니다.
5. 신화로 되돌아가는 현실
영화의 마지막, 바다 위에 거대한 고래의 뼈가 놓여 있습니다. 그것은 리바이어던의 잔해일까요, 아니면 이제 막 태어난 괴물일까요? 영화는 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괴물은 죽지 않았고,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이 영화는 신화적 상징을 통해 현대의 야만성과 무기력함을 교차시킵니다.
6. 에필로그: 하나님은 누구의 편인가?
영화의 마지막 장면, 정교회의 사제는 웅장한 설교를 합니다. 그러나 그 설교가 울리는 성당 아래는 억울하게 삶을 잃은 사람들의 묘지입니다. 이 모순은 감독이 던지는 도덕적 질문입니다. 하나님은 과연 누구의 편인가? 《리바이어던》은 이 질문을 우리에게 맡깁니다. 답은 없지만, 그 물음은 오랫동안 남습니다.
오늘도 리뷰에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예고편 : https://youtu.be/L4NghBXyqOA?si=T2aBx_rAxkGJxc6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