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링컨 (Lincoln, 2012)- 더 가디언 선정 21세기 100대 영화 19위
1. 서론: 위인이 아닌 인간 링컨을 그리다
《링컨》은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인 노예제 폐지를 위한 헌법 개정이라는 정치적 갈등 속에서, 대통령 링컨의 리더십과 인간적인 고뇌를 담아낸 작품입니다. 전쟁, 정치, 도덕, 그리고 타협이라는 주제를 천착한 이 영화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동상의 영웅이 아닌, 갈등하고 타협하며 역사 속에서 선택하는 인간 링컨을 보여줍니다. 스필버그는 스펙터클을 내려놓고, 말과 표정, 회의실과 의회라는 공간 속에서 정치의 본질을 드러냅니다.
2. 본론
2.1 이상주의자이자 전략가: 수정헌법 13조의 이면
영화의 중심은 1865년, 미국 수정헌법 13조의 통과 여부에 맞춰져 있습니다. 이 조항은 노예제 폐지를 명시하는 역사적 분수령이지만, 링컨은 이를 단순히 “정의로운 선택”으로 밀어붙이지 않습니다. 전쟁 종식보다 우선시되는 노예제 폐지를 위해 그는 정치적 거래, 설득, 심지어 조작에 가까운 전략도 감행합니다. 이는 이상과 현실, 도덕과 정치 사이의 긴장을 보여주며, 링컨의 리더십이 단순히 윤리적인 결단만으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드러냅니다.
2.2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링컨: 조용한 카리스마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링컨을 연기하며 말보다 침묵으로, 권위보다 유머와 피로감으로 인물을 그려냅니다. 그의 연기는 위엄 있는 대통령보다는, 피로에 찌든 국가의 대표자, 가정과 국가 사이에서 고민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중심에 둡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느리며, 눈빛은 깊은 고독을 담고 있습니다. 이런 연기를 통해 관객은 링컨을 역사책 속 인물이 아니라, 고뇌하며 결단을 내리는 한 인간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2.3 민주주의는 ‘과정’이다: 타협이라는 정치의 미학
영화는 대립하는 양당, 의견이 분분한 내각, 의회의 수많은 설득 장면을 통해 민주주의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민주주의란 단지 올바른 방향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이해시키고 현실 가능한 지점까지 끌어오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링컨은 단호하면서도 유연하며, 원칙을 지키되 사람과 제도를 활용하는 법을 압니다. 정치의 미학이란 바로 이런 이상과 현실의 교차점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영화는 우직하게 그립니다.
3. 결론: 링컨이 남긴 유산, 그리고 오늘의 시선
《링컨》은 그 어떤 전쟁 장면 없이도, 가장 처절한 전쟁을 묘사합니다. 그것은 바로 정치의 전장입니다. 도덕적 선택을 실현하기 위해 더러운 손을 감수하는 링컨의 모습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정치 리더십의 모델을 제시합니다. 이 영화는 영웅이란 누구인가, 역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질문을 묵직하게 던지며, 위대한 선택이란 완벽해서가 아니라, 불완전한 조건 속에서도 실행되었기 때문에 위대하다는 진실을 상기시킵니다.
오늘도 리뷰에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예고편 : https://youtu.be/sx54XKR82Os?si=yuvtncOf1G0hN03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