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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리뷰] 로마 (Roma, 2018)- 더 가디언 선정 21세기 100대 영화 20위

by nomard-scene 2025.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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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로마 (Roma, 2018)- 더 가디언 선정 21세기 100대 영화 20위
[🎬영화 리뷰] 로마 (Roma, 2018)- 더 가디언 선정 21세기 100대 영화 20위

1. 서론: 기억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

《로마》는 감독 알폰소 쿠아론의 유년 시절을 기반으로 한 자전적 영화로, 멕시코시티 로마 지역에서 가정부로 일하던 여성 ‘클레오’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기억의 재현입니다. 단순히 개인의 회상을 넘어서, 영화는 1970년대 멕시코 사회의 계급 구조, 정치적 불안, 가족의 붕괴를 배경으로 한 정서적이고도 사회적인 풍경을 정교하게 직조합니다. 쿠아론은 “로마는 내 인생에서 가장 개인적인 영화”라고 말했지만, 동시에 그것은 수많은 클레오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2. 본론

2.1 흑백의 시선, 거리두는 카메라

《로마》는 흑백 촬영광각의 고정 카메라라는 형식을 통해 관객에게 한 발짝 떨어져 영화를 바라보게 합니다. 인물의 감정에 과도하게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슬픔과 고요함을 깊이 있게 담아냅니다. 특히 카메라의 좌우 패닝(panning)은 일상적인 움직임 속에서도 정교한 리듬감을 부여하며, 공간과 인물의 관계를 입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방식은 마치 기억의 파편들을 천천히 더듬는 듯한 효과를 줍니다.

2.2 클레오의 침묵, 계급의 소리

주인공 클레오는 많은 장면에서 말이 아닌 몸으로 말합니다. 그녀는 가족의 일원처럼 여겨지지만, 명확히 ‘노동자’이자 ‘원주민 여성’이라는 사회적 위치에 놓여 있습니다. 그녀의 침묵은 곧 계급적 침묵이며, 영화는 이를 감상적인 방식으로 소비하지 않고, 일상의 틈에서 진실하게 드러냅니다. 클레오의 출산 장면, 바닷가에서의 구출 장면은 단순한 드라마가 아니라, 억눌린 존재의 감정이 분출되는 순간입니다.

2.3 쿠아론의 시선: 자전적 풍경 속 정치

《로마》는 특정한 사건보다 기억의 풍경을 따라 흐릅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정치적 맥락이 있습니다. 1971년의 코르푸스 크리스티 학살 장면은 클레오의 개인사와 국가의 폭력이 교차하는 지점이며, 쿠아론은 이 지점을 피해 가지 않습니다. 또한 영화의 배경과 인물 배치, 대사 없는 긴 장면들을 통해 무언의 저항기억하기의 윤리를 실현합니다. 이 영화는 자신이 경험했던 것을 회고함으로써, 그 시대를 살았던 수많은 이름 없는 이들을 조명하는 작업입니다.

3. 결론: 바닥에서 피어난 삶의 영화

《로마》는 거대한 스토리나 영웅이 없는 영화입니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흙탕물을 쓸고 닦는 손, 지붕 위의 하늘, 바다 앞에 선 아이들입니다. 쿠아론은 이러한 일상의 조각들을 엮어 위대한 삶의 드라마를 만들어냅니다. 《로마》는 단순한 자서전적 영화가 아니라, 기억을 통해 존엄을 복원하는 행위이며, 영화라는 매체가 개인의 기억과 사회의 진실을 어떻게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걸작입니다.

 

오늘도 리뷰에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예고편 : https://youtu.be/6BS27ngZtxg?si=MWEFtbTq_Ki9Fuw7

ROMA | Official Trailer | 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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