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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리뷰] 이삭줍는 사람들과 나 (Les glaneurs et la glaneuse, 2000) - BBC 선정 21세기 최고의 영화 99위

by nomard-scene 2025.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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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이삭줍는 사람들과 나 (Les glaneurs et la glaneuse, 2000) - BBC 선정 21세기 최고의 영화 99위
이삭줍는 사람들과 나 (Les glaneurs et la glaneuse, 2000)

이삭줍는 사람들과 나 (Les glaneurs et la glaneuse, 2000)

1. 서문 - 카메라를 든 '이삭줍는 사람'

아녜스 바르다는 스스로를 ‘글라뇌즈(glaneuse)’, 곧 이삭줍는 여인이라 부릅니다. 그녀는 흙 속의 감자와 거리의 사과, 마감된 시장의 채소를 줍는 사람들을 찾아 다니며, 그들의 삶을 조심스럽고도 따뜻하게 포착합니다. 《이삭줍는 사람들과 나》는 음식, 예술, 노동, 그리고 시간에 대한 다큐멘터리이면서 동시에 바르다 자신의 성찰이 녹아 있는 개인적인 에세이이기도 합니다.

2. ‘이삭줍기’의 확장된 의미

고흐의 그림이나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에서 보아왔던 '이삭줍기'는 원래 수확 후 남은 곡식을 주워가는 농민들의 행위였습니다. 그러나 바르다는 그것을 단지 농경 사회의 유물로 그치지 않고, 현대 사회에서 '버려진 것들'을 주워 살아가는 사람들 — 거리의 수집가, 폐기 음식 수거자, 예술가, 실업자들 — 의 삶과 연결시킵니다. 그녀는 묻습니다. "버림받은 것들의 가치는 무엇인가?"

3. 카메라로 주워 담는 삶

바르다는 디지털 핸디캠으로 영화를 찍습니다. 전문가용 장비도 아니고, 촬영기법도 간결합니다. 하지만 이 카메라는 도시의 한켠, 들판, 쓰레기통 옆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눈빛을 가까이서 정직하게 기록합니다. 사람들의 손, 상처난 채소, 그녀 자신의 주름진 손도 클로즈업 됩니다. 그녀는 관찰자이면서 동시에 기록자이며, 때로는 대상과 교감하는 참여자로 나아갑니다.

4. 다큐멘터리에서 자화상으로

이 작품은 단순한 사회 고발이 아닙니다. 영화 중반부부터 바르다는 ‘나’라는 존재를 카메라 앞에 끌어들입니다. 자신의 흰 머리, 나이든 몸, 혼자 사는 삶을 언급하며, 시간의 이삭을 줍는 자기 자신도 이 작품의 일부로 편입시킵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타인을 찍은 것이면서, 동시에 자신을 찍는 일인 것입니다. 그래서 제목도 ‘이삭줍는 사람들과 ’입니다.

5. 결론 - 작고 아름다운 저항

《이삭줍는 사람들과 나》는 ‘소외된 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넘어서, 버려진 것, 늙은 것, 필요 없는 것들이 여전히 의미 있고 존엄할 수 있음을 증명합니다. 바르다는 스스로를 낮은 곳에 위치시키고, 그곳에서 눈에 띄지 않던 삶의 조각을 줍습니다. 그녀의 카메라는 절제되어 있지만, 동시에 가슴을 울리는 강렬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무엇을 낭비하고 있는가? 누구를 보지 않고 있는가?


《이삭줍는 사람들과 나》는 2000년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었으며, 이후 유럽 영화상, 로스앤젤레스 비평가협회상 등 다수의 비평가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작품은 아녜스 바르다의 후기작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 중 하나이며, 그의 사려 깊은 인간주의와 실험적 영화 문법을 대표하는 수작입니다.

 

오늘도 리뷰에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예고편 : https://youtu.be/6_vGlBv5gC8?si=yIuwHA2sjNGRkIVi

[TRAILER] Les glaneurs et la glaneuse (English subtit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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