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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잠수종과 나비 (The Diving Bell and the Butterfly, 2007) - BBC 선정 21세기 최고의 영화 77위 잠수종과 나비 (The Diving Bell and the Butterfly, 2007) 리뷰1. 서론: 눈동자로 쓴 자서전《잠수종과 나비》는 루이 비통의 프랑스판 엘르 편집장이었던 장 도미니크 보비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감독은 화가이자 영화감독인 줄리안 슈나벨, 촬영은 얀누스 카민스키가 맡았습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단순한 인물의 회고록이 아니라, 전신마비 상태에서도 살아 움직이던 그의 정신 세계를 섬세하고 혁신적으로 그려낸 시각적 자서전입니다.2. 줄거리: 잠수종 속에 갇힌 영혼, 날개를 꿈꾸다장 도미니크 보비(줄여서 '장도')는 43세의 성공한 잡지 편집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작스레 락트 인 증후군(Locked-in Syndrome)으로 전신이 마비됩니다. 유일하게 움직일 수.. 2025. 4. 17.
[🎬영화 리뷰] 도그빌 (Dogville, 2003) - BBC 선정 21세기 최고의 영화 76위 | 더 가디언 선정 21세기 100대 영화 37위 도그빌 (Dogville, 2003) 리뷰 - 무대 위의 인간 본성1. 무대는 비어 있고, 죄는 가득하다라스 폰 트리에의 도그빌은 흔히 "영화 같은 연극"이라 불립니다. 실제 배경은 거의 존재하지 않고, 선으로 그어진 마을의 설계도 위에 배우들이 연기합니다. 그러나 이 텅 빈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인간 군상은 놀라우리만치 생생합니다. 관객은 마치 투명한 벽 너머로 인간의 나약함과 이기심, 도덕의 껍질 아래 감춰진 추악한 본능을 지켜보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모든 고통의 중심에는, 한 여인이 있습니다. 바로, 그레이스.2. 도망자 그레이스, 환영과 지배의 기로에 서다이야기는 한밤중 작은 마을 도그빌로 숨어든 한 여인을 중심으로 시작됩니다. 그녀는 갱단에게 쫓기는 도망자이며, 우연히 마을을 .. 2025. 4. 16.
[🎬영화 리뷰] 인히어런트 바이스 (Inherent Vice, 2014) - BBC 선정 21세기 최고의 영화 75위 인히어런트 바이스 (Inherent Vice, 2014) - 리뷰1. 도입: 마리화나 안개 속에서 깨어나는 누아르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인히어런트 바이스는 토마스 핀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1970년대 미국이라는 혼란의 시대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독특한 누아르다. 이 영화는 단순한 미스터리 스릴러가 아니라, 전통적인 형식마저 비틀어버리는 히피 누아르, 몽환 누아르, 혹은 반(反) 누아르의 영역에 들어선다. 앤더슨 감독은 토마스 핀천의 혼란스럽고 암호화된 언어를 영상으로 번역해냈다. 서사는 유기적이라기보다는 마치 연상작용처럼 이어지고, 누가 누구를 속이고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바로 그 모호함이야말로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시대의 정서와 정확히 일치한다.2. 줄거리와 세계관: 다큐처럼 흐릿하고,.. 2025. 4. 16.
[🎬영화 리뷰] 스프링 브레이커 (Spring Breakers, 2012) - BBC 선정 21세기 최고의 영화 74위 🎥 스프링 브레이커스 (Spring Breakers, 2012) - 영화 리뷰1. 서론: 네온의 환상, 청춘의 그림자하모니 코린 감독의 영화 스프링 브레이커스는 언뜻 보면 단순한 청춘 일탈 드라마처럼 보입니다. 수영복 차림의 젊은 여성들, 폭죽이 터지는 해변, 댄스와 음악, 그리고 술과 마약으로 범벅된 파티의 연속. 그러나 이 영화가 시종일관 네온빛에 비친 청춘의 광란을 그려내는 방식은 결코 단순한 자극이나 엔터테인먼트가 아닙니다. 코린은 이 영화 안에 오늘날 미국 사회의 소비주의, 젊은이들의 정체성 상실, 그리고 미디어에 의한 환상의 구축이라는 날카로운 비판을 숨겨두었습니다.영화는 이야기보다는 감각을 먼저 보여줍니다. 현실이 아닌 꿈, 혹은 환각 속을 떠도는 듯한 카메라 워킹, 시종일관 흐르는 일렉트.. 2025. 4. 15.
[🎬영화 리뷰] 비포 선셋 (Before Sunset, 2004) - BBC 선정 21세기 최고의 영화 73위 | 더 가디언 선정 21세기 100대 영화 50위 영화 리뷰: 비포 선셋 (Before Sunset, 2004)Session 1: 프롤로그와 재회의 의미1995년 빈에서의 만남 이후 9년. 제시와 셀린은 ‘우연한’ 재회를 통해 다시 마주하게 됩니다. 링클레이터는 이 재회를 단순한 로맨틱 장치로 처리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재회’는 멈춰 있던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하는 것이고, 동시에 각자의 삶에서 눌러왔던 감정들을 마주하게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제시는 작가가 되어 파리로 투어를 왔고, 셀린은 그 북사인회 현장에서 그를 찾아옵니다. 영화의 첫 장면은 우리가 얼마나 서로 다른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해 조심스럽게 터치합니다. 카메라는 그저 따라갈 뿐입니다. 인물들의 감정과 표정, 대사의 미묘한 숨결을 놓치지 않으면서 우리는 한 도시의 풍경과 한 쌍의.. 2025. 4. 15.
[🎬영화 리뷰]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Only Lovers Left Alive, 2013) - BBC 선정 21세기 최고의 영화 72위 1. 서문: 뱀파이어, 예술가, 그리고 멸망해가는 세계짐 자무쉬 감독의 는 단순한 뱀파이어 영화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영원히 살아가는 존재들의 철학적, 감성적 사유를 통해 인간성과 예술, 그리고 현대 문명의 쇠퇴를 말없이 비판하는 작품입니다. 디트로이트의 폐허와 탠지어의 고요함, 그리고 음악과 문학을 매개로 한 고독한 사랑 이야기. 자무쉬는 익숙한 뱀파이어 신화를 철저히 뒤틀어, 전혀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관객에게 선사합니다.2. 캐릭터: 아담과 이브, 고독한 연인아담(톰 히들스턴)은 디트로이트에 은거한 뱀파이어로, 인간 문명의 붕괴에 환멸을 느끼며 은둔한 천재 음악가입니다. 그의 음악은 인간에게 들려지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저 존재하기 위한 것입니다. 반면 이브(틸다 스윈튼)는 탠지어에서 살아가는 .. 2025.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