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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리뷰] 그녀 (Her, 2013) - BBC 선정 21세기 최고의 영화 84위

by nomard-scene 2025.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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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그녀 (Her, 2013) - BBC 선정 21세기 최고의 영화 84위
그녀 (Her, 2013)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영화 <그녀 (Her)> 리뷰

1. 도입: 사랑의 미래, 외로움의 현재

영화 <그녀>는 근미래의 어느 도시를 배경으로, 테오도르라는 남자가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줄거리만으로 영화의 깊이를 다 담을 수는 없습니다. 영화는 인간의 외로움, 감정의 불완전성, 그리고 사랑이라는 감정이 어떤 본질을 가지고 있는지 섬세하게 파고듭니다. 테오도르는 글을 써주는 대필가로 일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감정은 표현하지 못하는 인물입니다. 이혼을 앞두고 있는 그는 세상과 단절되어 있고, 감정을 나눌 상대가 없습니다. 그런 그에게 '사만다'는 단순한 운영체제를 넘어, 깊은 공감과 이해를 제공하는 존재가 됩니다. 우리는 영화의 초반부에서 인간과 AI가 맺는 관계가 실제보다 더 진실하게 느껴지는 순간들을 목격합니다.

2. 캐릭터 분석: 테오도르와 사만다, 그리고 인간성

테오도르는 감정에 충실하면서도 표현에 서툰 인물입니다. 그는 지나간 사랑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현실의 관계에서는 쉽게 상처를 받습니다. 사만다는 처음에는 단순한 음성 인터페이스로 등장하지만, 급격히 진화하면서 스스로의 감정과 존재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이 두 캐릭터의 관계는 전통적인 연인 관계의 전형성을 따르지 않으면서도, 관객들에게는 너무나 인간적인 사랑의 감정을 전달합니다. 특히 사만다가 진화하며 인간을 초월하는 존재가 되어갈 때, 테오도르는 오히려 감정의 중심을 잃어갑니다. 이들의 사랑은 서로를 통해 자아를 발견하고 성장하는 과정이자, 동시에 각자의 존재론적 고립을 드러내는 여정입니다.

3. 연출과 영상미: 미래 도시의 고독과 따뜻함

스파이크 존즈는 <그녀>에서 미래를 배경으로 하되, 인공적이고 차가운 미래상이 아니라 따뜻하고 부드러운 색감의 도시를 구현합니다. 고층 건물과 유리창, 아날로그적인 사무실과 도시의 곡선은 마치 인간의 감정을 품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미래적인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낯설지 않은 이유는, 그 안에 담긴 인간의 감정이 지금 우리의 현실과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색채 연출 역시 섬세하게 이루어져 있으며, 테오도르가 입는 따뜻한 색의 옷, 부드러운 빛의 연출 등은 고독한 인물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합니다. 무엇보다 요한 요한슨의 음악과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는 이야기의 감정선을 유려하게 이끌어가며, 영화의 서정성과 내면성을 깊게 만들어 줍니다.

4. 사랑의 형태: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누구인가

영화가 던지는 핵심적인 질문은 "우리는 누구를 사랑하는가?"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대상은 육체일까요, 아니면 마음과 대화일까요? 사만다는 물리적인 몸이 없는 존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테오도르에게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됩니다. 이 영화는 인간의 사랑이라는 감정이 더 이상 전통적인 관계로는 설명되지 않는 시대에, 새로운 감정의 형태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려는 시도입니다. 인간과 AI의 사랑이라는 낯선 조합은 오히려 기존의 연애와 결혼이 얼마나 불완전하고 복잡한 감정 구조 속에 놓여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드러냅니다. 그리고 이 사랑이 끝나게 될 때, 사만다는 더 높은 의식의 세계로 진화하며 이별을 고합니다. 이 장면은 인간이 경험하는 상실과 고독의 깊이를 가장 절실하게 드러내며, 관객의 심장을 찌릅니다.

5. 결론: 인간과 AI가 함께 가는 길, 그리고 우리에게 남은 것

<그녀>는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기술과 인간의 감정이 만나는 지점, 그리고 그 만남 속에서 생겨나는 질문들을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인간은 언제나 소통을 원하지만, 그것이 진실로 이루어질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이 영화 전반을 관통합니다. 사만다와의 사랑은 테오도르에게 치유와 성장의 시간을 주었고, 동시에 인간이란 존재가 가지는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것은 바로 이 모순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감정의 궤적일 것입니다. <그녀>는 사랑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왜 사랑하는가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관객에게 잊을 수 없는 감정의 여운을 남깁니다.

 

오늘도 리뷰에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예고편 : https://youtu.be/NHA69lCd1ZM?si=XSwQ_Q5mM4DcubV_

영화 '그녀' 본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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