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어 윌 비 블러드 (2007) 리뷰
1. 서론: 현대 자본주의의 어두운 초상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2007년 작품 《데어 윌 비 블러드》는 미국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한 석유 사업가의 집요한 성공과 파멸을 다룬 대서사극입니다. 이 작품은 21세기 영화사에서 가장 강렬하고 무서운 인간 초상을 그린 영화 중 하나로 꼽히며, 더 가디언 선정 21세기 최고의 영화 100선에서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배우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이 영화에서 잊을 수 없는 괴물적 캐릭터 '다니엘 플레인뷰'를 탄생시켰고, 그의 연기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비롯한 수많은 상을 휩쓸었습니다.
2. 본론
2.1 자본주의, 종교, 그리고 권력의 삼중주
《데어 윌 비 블러드》는 단순한 개인의 성공담을 넘어, 자본주의와 종교가 어떻게 인간성과 윤리를 말살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주인공 플레인뷰는 석유라는 자원을 앞세워 지역 사회를 장악하며, 종교 지도자 일라이 선데이와 끊임없는 갈등을 벌입니다. 이 둘은 겉으로는 자본과 종교를 대표하지만, 본질적으로는 권력을 탐하는 동일한 괴물입니다. 그들의 충돌은 단순한 갈등이 아니라 미국 근대화의 이면을 찌르는 비극적 은유로 작용합니다.
2.2 캐릭터 분석: 플레인뷰 vs 일라이
다니엘 플레인뷰는 ‘노동을 통해 성공한 자본가’처럼 보이지만, 그는 가족도, 공동체도 사랑하지 않는 고립된 인물입니다. 아들 H.W.와의 관계는 겉보기에는 따뜻하지만, 사업의 수단으로 활용될 뿐입니다. 일라이 선데이는 반대로 신의 이름으로 군림하려는 인물로, 신앙을 권력으로 삼습니다. 두 인물은 서로를 증오하면서도 똑같이 파괴적입니다. 이 둘의 마지막 장면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충격과 함께, 인간 탐욕의 종착지를 보여줍니다.
2.3 연출과 음악의 압도적 완성도
앤더슨 감독은 극도로 절제된 대사와 긴 침묵 속에서 인물의 내면을 압축적으로 드러냅니다. 첫 15분간 대사가 전혀 없지만, 플레인뷰의 성격과 배경이 시각적으로 완벽히 전달됩니다. 음악은 라디오헤드의 조니 그린우드가 맡았으며, 불협화음과 긴장감 넘치는 리듬은 플레인뷰의 광기와 불안을 극대화합니다. 이는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닌, 영화 자체의 감정선을 이끄는 또 하나의 주인공입니다.
3. 결론: 영화 이상의 거대한 거울
《데어 윌 비 블러드》는 단순한 드라마가 아닙니다. 이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부를 축적해 왔는지, 그 과정에서 인간성이 어떻게 희생되었는지를 보여주는 한 편의 역사서입니다. 폴 토마스 앤더슨은 이 영화를 통해 고전적인 서사 구조와 모던한 연출을 결합시켜,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한 거대한 도덕극을 완성했습니다. 더 가디언의 리스트에 오른 것은 당연하며, 앞으로도 수십 년간 회자될 작품임이 분명합니다.
오늘도 리뷰에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예고편 : https://youtu.be/0FIm5ATyAY0?si=TzQ0dzkDS6F2zt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