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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리뷰] 자마 (Zama, 2017) - 더 가디언 선정 21세기 100대 영화 9위

by nomard-scene 2025.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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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자마 (Zama, 2017) - 더 가디언 선정 21세기 100대 영화 9위
자마 (Zama, 2017)

1. 서론: 루크레시아 마르텔, 식민주의를 해체하다

《자마》는 아르헨티나 감독 루크레시아 마르텔이 9년 만에 선보인 장편 영화로, 안토니오 디 베네데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합니다. 18세기 말 스페인 식민지 시기, 파라과이에 파견된 식민 관리 '자마'의 정체불명의 기다림과 몰락을 따라가며, 이 영화는 역사극의 외피를 입은 실존적 악몽에 가깝습니다. ‘기억되지 않는 존재’라는 테마는 관객에게 묵직한 충격을 남기며, 마르텔 특유의 시청각 감각으로 독보적인 영화 언어를 완성해 냅니다.

2. 본론

2.1 존재론적 불안과 식민지 세계의 공허함

주인공 자마는 스페인 왕실로부터 승진 발령을 기다리는 식민 관료입니다. 그러나 그의 기다림은 끝나지 않으며, 현실은 끝없이 그를 조롱합니다. 영화는 특정한 사건이 아닌, 자마의 기다림 그 자체를 중심에 두며, 인간이 체계 속에서 얼마나 쉽게 잊히고 소외될 수 있는지를 날카롭게 보여줍니다. 시간은 흐르지만 정지된 듯한 화면 구성은, 자마가 처한 무의미한 반복을 더욱 고통스럽게 강조합니다.

2.2 시선과 사운드: 마르텔의 고유한 영화 미학

마르텔은 전작들처럼 인물의 시선 밖에 존재하는 세계를 관찰자적 시점으로 그려냅니다. 종종 자마의 시선은 프레임 바깥으로 확장되며, 관객은 보이지 않는 세계의 불안에 직면하게 됩니다. 또한, 이 영화는 대사보다 훨씬 강한 인상을 주는 사운드 디자인으로 유명합니다. 숲의 소리, 바람, 동물의 울음소리는 자마의 내면을 반영하는 정서적 장치로 작동하며,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기 어렵게 만드는 환각적 효과를 유도합니다.

2.3 자마라는 인물: 권력의 가장자리에 선 자

자마는 식민 제국의 관리지만, 그 체계 속에서도 그는 하찮은 존재에 불과합니다. 그는 백인이지만 중심부가 아닌 변방에 놓인 자이며, 권력을 가졌지만 행사하지 못하는 자입니다. 영화 후반, 그는 마침내 무모한 정글 원정을 감행하며 완전히 붕괴합니다. 이 여정은 물리적 탈출이 아닌 존재 자체의 소멸을 향한 행보이며, 자마는 이름조차 잊힌 한 조각의 잔해로 남습니다.

3. 결론: 자마, 혹은 익명의 시간 속에서

《자마》는 쉽고 빠른 서사 구조를 기대하는 관객에게는 도전적인 작품입니다. 그러나 인내하고 들여다본다면, 이 영화는 우리가 속한 체계와 기억, 권력의 허상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깊이 있는 작품입니다. 마르텔은 역사적 재현을 넘어서, 시간 그 자체를 소재로 다룬다는 점에서 21세기 영화 언어의 진보를 보여주고 있으며, 《자마》는 그 정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관객에게 ‘무엇을 보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존재하는가’를 묻는 영화입니다.

 

오늘도 리뷰에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예고편 : https://youtu.be/JqBYqjcpFyQ?si=jrm585SkWaSXMwhk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는 중독적인 영화 "자마" 메인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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